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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등 감정평가 예상액만 듣고 '먹튀'하는 탁상자문 사라진다

2020-09-11 매일경제

조회 5,504 | 추천 0 | 댓글 0 | 평점:없음

국토부, 감정평가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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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국토교통부


은행이나 기업 등이 감정평가사에게 자산의 감정평가 등을 의뢰하기 전 대략적인 평가액 정보를 얻는 '탁상자문'을 하고는 정식 의뢰는 하지 않는 식으로 수수료를 떼어먹는 고질적인 갑질이 근절된다.

은행이 대출 담보물 감정평가를 했으나 대출이 취소돼 감정평가 결과를 쓸 일이 없어졌다는 이유로 수수료를 주지 않는 오래된 '관행'도 없어질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10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감정평가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방안의 핵심은 감정평가 업계에 대한 갑질 방지다.

감정평가 업계는 자신보다 훨씬 힘이 있는 은행 등 금융기관이나 기업 등을 상대하면서 지속적으로 거래를 유지해야 하기에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불공정을 감수해야 했다.

대표적인 것이 탁상자문이다.

이는 정식으로 감정평가를 의뢰하기 전에 받는 사전 서비스의 일종으로, 은행 등은 탁상자문을 통해 대략적인 평가액 등 정보를 받고는 정작 본 계약은 하지 않는 식으로 수수료를 내지 않았다.

이에 국토부는 '감정평가 및 감정평가사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정식 평가 의뢰 전 감정평가 가액정보를 사전에 요구하는 행위를 금지할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감정평가를 정식 의뢰하기 전 물건의 개략적인 가격 수준을 요구하거나, 그 정보를 받은 뒤 정식 평가를 의뢰하지 않는 식의 갑질을 할 수 없게 된다.

기업이나 은행 등이 여러 감정평가법인 등에 의뢰할 물건의 평가액을 물어보고 높게 평가해주는 법인에 감정을 의뢰하는 관행도 사라질 전망이다.

국토부는 "의뢰인에 대해 감정평가사의 독립적 지위를 명확히 규정해 평가에 대한 의뢰인의 부당한 영향력을 차단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국토부는 수수료 미지급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감정평가사가 수수료를 받은 후 평가서를 발급하는 것을 감정평가 업무 원칙으로 정립할 예정이다.

은행 등이 담보 대출을 할 때 담보물에 대한 감정평가를 받지만 대출 신청인이 의사를 철회해 평가서가 쓸모 없어지게 되면 아예 감정평가 의뢰를 철회해 수수료 등을 주지 않았다.

국토부는 평가서가 작성된 이후에는 '예정 수수료의 절반 이내'와 실비를 더해 주도록 돼 있는 관련 규정을 '예정 수수료의 절반'과 실비를 지급하도록 변경할 예정이다.

현 규정상 절반 '이내'라고 돼 있어서 아예 예정 수수료를 전혀 주지 않는 사례를 막는다는 취지다.

평가서 작성 전에 철회한다면 사전협약을 통해 인건비를 책정해 주도록 할 방침이다.

국토부는 회계사나 변리사 등이 감정평가 업역을 침해하지 않도록 관련 규정을 명백히 다듬을 예정이다.

특히 감정평가법인 등이 아닌 자가 감정평가를 포함해 주된 업무를 의뢰받는 경우 감정평가 업무는 감정평가 업체에 재의뢰하도록 감정평가법에 명시할 방침이다.

감정평가사의 업무 영역은 넓어진다.

리츠 자산가치 재감정이나 감정평가 관련 처분에 대한 행정심판 청구대리, 원가계산 등의 업무를 감정평가사가 신규업무로 수행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한국감정원 등 공적기관에 한정됐던 공공사업 보상업무 중 소규모 사업 등은 전문성을 갖춘 평가법인이 수행할 수 있게 한다.

감정평가 업계 내의 불공정 시장 환경도 개선된다.

대형법인에 주어졌던 공시지가 물량배정 혜택을 폐지해 중소법인이나 개인 사무소도 공시 업무에 참여할 수 있게 한다.

보상이나 택지비 산정, 경매 등 분야에선 업체 선정의 공정성을 위해 감정평가사협회를 통해 평가사를 추천하고 있는데, 추천 물량이 대형 법인에 몰리지 않도록 기준을 정비한다.

감정평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부실 우려가 있는 감정평가에 대한 타당성 조사결과에 대한 심의 업무를 기존 감정원에서 국토부로 옮기고, 조사 기간도 2개월 이내로 단축해 시의성을 높일 계획이다.

업무 정지를 포함한 감정평가사의 징계 이력을 공개하고, 징계와 자격·등록 취소를 연계해 처벌의 실효성을 높일 방침이다.

무작위 추출방식으로 운영됐던 감정평가 표본조사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불법이나 부실 우려가 높은 분야에 대해서는 우선추출 방식의 조사를 시행한다.

우선추출 건수는 올해 2천건부터 시작해 내년 5천건으로 늘어난다.

발급된 감정평가서의 적정성을 다른 평가사가 검토할 수 있도록 감정평가서 검토 제도를 도입한다.

감정평가 업계의 서비스 경쟁을 유도하고자 평가서에 포함돼야 할 필수적 사항만 법령에 규정하고 정형화된 서식은 폐지함으로써 평가서 형식의 차별화를 통한 경쟁을 촉진한다.

젊고 우수한 인재가 감정평가 시장에 적극 진출할 수 있도록 연 150~200명 범위에서 통제되던 자격사 시험 합격자 수를 내년부터 200명 이상으로 점진적으로 확대한다.

미성년자도 자격사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물론 업무개시 등록은 성년 이후 허용된다.

감정평가사들이 특수감정평가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을 갖출 수 있도록 평가대상별 전문분야 등록제를 도입한다.

이를 통해 평가사들은 부동산, 자동차·기계류, 산업재산권, 공장, 기업가치 등 주요한 평가대상별로 교육을 거쳐 등록하고 업무 실적 등을 관리할 수 있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감정평가 역량 제고를 위해 감정평가정보체계를 활용한 부동산 가격정보 제공을 확대하고, 감정평가 적정성 검증도 지원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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