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퓰리즘에 누더기 된 세제 / ① 세무사도 잘 모르는 세법 ◆

세법체계가 전문가들조차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복잡해진 것은 각종 정부 정책에 세금이 무분별하게 동원된 영향이 가장 크다. 2017년 8·2 대책과 지난해 9·13 대책 등 연이은 부동산 대책으로 난수표처럼 복잡해진 양도소득세는 누더기 세법의 민낯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다. 

이달 초 발표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역시 투자 활성화란 미명 아래 세법이 1순위로 동원됐다. 정부가 공개적으로 '세금이 당장 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이라 명명할 정도로 세금제도가 수시로 변경되는 탓에 납세자들의 혼란이 연일 가중되고 있다. 

14일 매일경제신문은 은행권 세무담당자들 도움을 받아 두 번의 부동산 대책에 따른 양도소득세 경우의 수 변화를 시뮬레이션해봤다. 동거봉양이나 원거리 전근에 따른 양도소득세 감면 같은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고 계산했다. 시뮬레이션 결과 보유 기간과 양도 금액에 따라 4개에 불과했던 1주택자 양도소득세 결정 경우의 수는 2017년 8·2 대책 이후 주택 취득일자와 규제지역 여부, 보유 기간, 거주기간, 양도 금액에 따라 13개로 늘어났다. 

일시적 2주택자의 경우 8·2 대책과 지난해 9·13 대책이 연이어 작용하면서 양도소득세 경우의 수가 8·2 대책 이전 3개에서 9·13 대책 이후 33개로 11배 늘어났다. 신규 주택의 취득 시기와 규제지역 여부, 종전 주택 취득 시기와 규제지역 여부, 거주기간, 처분 시기, 양도 금액에 따라 시나리오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