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 부동산전망 ② ◆

매부리TV에 출연하며 올 한 해 인기 패널로 활약한 부동산 전문가 3인이 매경미디어센터에서 2022년 시장 전망을 주제로 좌담회를 하기에 앞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박광섭 작가(필명 가즈하), 박은정 하나감정평가법인 이사,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 [이충우 기자]

내년 집값 전망을 놓고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최고의 전문가들도 "이렇게 신년 전망이 힘든 적이 없었다"며 혀를 내두를 정도다. 세금 중과, 대출 규제로 '매도 심리'가 확산되고 있지만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공급, 내년 3월 대선 향배가 맞물리면서 신년 부동산 시장 전망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계제로' 상태로 접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설익은 대선 공약까지 쏟아지면서 집을 살지 팔지, 내년 전셋값은 어떻게 움직일지 가늠이 안 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매일경제는 유튜브 채널 매부리TV에 출연했던 인기 패널을 초청해 내년 부동산 시장 전망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집값이 떨어지고 있다는 신호가 포착된다. 일시 조정장인가 아니면 하락 변곡점을 맞은 것인가.

▷박광섭 작가(필명 가즈하)〓제대로 보려면 수요와 공급을 살펴야 한다. 아파트 공급은 여전히 적다. 최근 가계대출이 막힌 여파로 하락 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수요와 공급 큰 틀에서 볼 때 집값이 추세적으로 떨어지긴 힘들다.

▷박은정 하나감정평가법인 이사〓지금 시장은 갈 때까지 다 간 상황이다. 가격이 오르다 오를 체력이 안 되면 조정을 받고 다시 우상향하는 것인데, 코로나19 여파로 돈을 많이 풀어 조정이 늦춰졌을 뿐 이미 하락장은 시작됐다. (젊은 세대들이) 미래 수요까지 이미 앞당겨서 집을 샀기 때문에 다음 부동산 회복기까지 시간이 꽤 걸릴 것이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과거 집값이 떨어질 때를 보면 경제위기가 오거나 1·2기 신도시 등 대규모 입주가 몰릴 때였다. 지금 상황을 보자. 당장 3기 신도시 준공은 요원하고, 내년 입주도 줄어들지 않나. 경제위기가 오면 모르겠지만 그건 예측 불가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내수 경기가 최악이다. 그런 이유로 일시적인 조정 국면을 맞는 것이라 생각한다.

―강남선 신고가 아파트도 나오는데.

▷박은정 이사〓시장을 대표하는 표준적인 거래라고 보기 힘들다. 어쩌다 하나 찍히는 거래를 보고 시장 전체가 같은 방향으로 간다고 판단할 수 있나. 공급은 상대적이다. 심리적인 요인이 강하게 미친다. 집을 많이 지어도 집 한 채가 아니라 집 열 채를 원하는 사람이 있으면 공급은 부족한 것이다. 늘어나는 가구 대다수가 1인 가구인데 연 소득 2000만원 선이다. 아파트 살 돈이 없다. 지금 시장에 정말 아파트 공급이 부족한 것인지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

▷곽 대표〓강남 아파트는 팔기도 어렵고 사기도 어렵다. 15억원을 넘으면 대출이 하나도 안 나오기 때문에 현금으로 사야 한다. 현금을 가진 사람 입장에서 어렵게 사는 강남 아파트는 최고로 좋은 걸로 사고 싶다. '똘똘한 한 채' 쏠림 현상이 강하다. 가치가 높은 로열동·로열층이 나오면 바로 거래가 된다. 신고가를 찍는 이유다. 다만 극소수 거래이니까 너무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내년 집값 전망이 엇갈리는데.

▷곽 대표〓집값 상승이 서울·수도권을 거쳐 지방 중소도시로 확산되고 있다. 전국 기준으로는 올해보다 내년 상승폭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내년 전국 기준으로 20% 초반 정도 상승을 예측한다. 다만 서울·수도권 집값은 올해보다 완만한 상승에 그칠 것이다.

▷박은정 이사〓내년 집값이 오르려면 올해 내가 구입한 가격보다 내년에 더 높은 가격으로 누가 사줘야 한다. 금리는 오르고 가처분 소득은 줄어드는 상황에서 가능할까. 파는 쪽에서는 최대한 가격을 낮추지 않고 버티기 때문에 내년에는 거래가 급격히 침체될 것이다. 그러다 거래가 터지면서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의 낮은 가격으로 계약이 될 것이다.

▷박광섭 작가〓수도권은 완만한 상승세가 아닐까 싶다. 지난해 서울 핵심 1급지부터 4급지 경기도 외곽까지 한 차례 돌아가며 상승 바람을 탔다. 올해까지 큰 폭의 상승은 힘들다. 하지만 덜 오른 지방은 가격이 튀어 오르는 곳도 있을 것이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공약이 정치권에서 나오는데.

▷곽 대표〓양도세가 집값 상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전 세계에서 한국만큼 양도세가 높은 곳이 없다. 집 여러 채를 가진 분이 전세금을 빼주고, 양도세를 내면 남는 게 없으니 집을 안 팔았다. 매물은 없는데 찾는 사람이 많으면 어떻게 되나. 집값이 '억지로' 오른 것이다. 양도세를 낮추면 매매 호가가 드라마틱하게 떨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개인적으로 양도세 중과 유예는 한시가 아닌 상시적으로 해야 한다고 본다. 정부가 정책 실패를 자인하는 꼴이라 이 정부 내에서는 힘들 것이다.

▷박광섭 작가〓(버틸 여력이 있는) 다주택자들은 양도세가 올라갈수록 집을 팔지 않았다. 세금을 올리면 매물이 나올 것이라고 봤지만 아니었다. 양도세가 내려가면 매물이 많이 나온다. 그러면 순식간에 뚝 떨어진 가격에 계약이 될 것이다. 취득세를 높여서 매수를 막고, 양도세를 높여 매도도 막는 게 맞는 것인가. 선거 캠프에서 현실적인 고민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박은정 이사〓개인적으로 양도세 중과 유예에 반대다. 정책 일관성을 해치면서까지 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하지만 실행된다면 '패닉 셀링' 효과까지 나올 수 있을 것이다. 보유세 강화 기조에 집을 팔고 싶어도 못 파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집값 대세 하락의 트리거(방아쇠)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홍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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