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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제發 기현상…"조합원이 일반분양자보다 3억 더 내야"

2019-08-14 매일경제

조회 4,208 | 추천 0 | 댓글 0 | 평점:없음

사업 진행이냐 중단이냐 재건축 패닉

원베일리, 일반분양 17억서
상한제 시행후엔 13억대로
조합원당 부담금 1억 늘어
"이주·철거까지 마쳤는데
정부가 막다른 길로 몰아"

집 품질저하·옵션장사 우려

◆ 민간 분양가상한제 후폭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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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민간 분양가상한제를 공식 발표하면서 서울 강남 등 재건축 단지들이 패닉에 휩싸였다. 민간 상한제가 시행되면 사업성이 크게 떨어져 재건축 조합으로선 손실을 떠안고 사업을 진행할지, 아니면 중단할지 결정해야 한다. 

일부 재건축 단지 주장에 따르면 상한제가 적용되면 관리처분계획 당시 책정한 조합원 분양가보다 일반분양 예상가가 더 낮은 '역전 현상'까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 강남을 중심으로 한 서울 재건축·재개발은 사실상 사업 자체가 불가능해진다고 내다봤다. 설사 진행되더라도 조합이 사업 손실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아파트 품질을 크게 떨어뜨리고, 심하면 부실 공사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13일 매일경제가 서울 강남 등 주요 재건축 단지들을 취재한 결과 조합들은 상한제가 적용될 경우 예상 시뮬레이션을 만드는 등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었다. 하지만 마땅한 대응책은 사실상 없다고 조합 집행부는 토로했다. 

일부 단지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면 관리처분계획에 잡은 조합원 분양가보다 예상 분양가가 더 떨어져 큰 손해를 본다고 주장했다. 

신반포3차·경남 재건축(래미안 원베일리) 조합은 '공동주택 분양가 산정 등에 관한 규칙'에 따라 상한제 이후 분양가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일반 분양가가 조합원 분양가보다 3억원 가까이 싸다고 주장했다. 재건축 사업에서 일반 분양가가 조합원 분양가보다 낮으면 사업 자체가 무산되기 때문에 이는 매우 드문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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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에 따르면 서초구 등에서 승인받은 관리처분계획 당시 확정된 전용 84㎡ 기준 조합원 분양가는 16억2000만원이었다. 기존 주택 감정가 13억9000만원에 조합원 추가부담금 2억3000만원을 합친 금액이다. 350여 가구로 예상되는 일반 분양가는 17억2040만원으로 잡았다. 재건축 조합들은 관리처분계획을 만들 때 총사업비 등을 예상해 조합원 분양가와 일반 분양가를 산출한 후 지방자치단체 승인을 얻는다. 

하지만 상한제가 시행되면 일반 분양가가 13억5600만원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합은 택지비가 공시지가의 150% 범위에서 산정되는 만큼 이 단지 택지비를 9억9200만원으로 예상했다. 건축비는 전용면적 84㎡가 30평형대인 만큼 공급면적 3.3㎡당 1000만원 안팎으로 예상해 3억6400만원으로 내다봤다. 

국토부에선 이마저도 "현재 기본형 건축비를 감안하면 가격이 조금 높게 책정된 듯하다"고 밝혔다.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 분양가가 시뮬레이션 가격보다도 더 떨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신반포3차·경남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상한제로 일반분양가가 내려가면 조합원 1가구당 부담금은 1억원 가량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이어 "사실상 모든 사업계획을 이미 완료하고 이주·철거를 진행 중인 우리 같은 조합들은 막다른 길에 몰렸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다른 조합들도 황망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피해자'로 꼽히는 둔촌주공 조합 역시 마땅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한 채 우왕좌왕하고 있다. 당초 둔촌주공 조합은 이날 분양가상한제 실시에 따른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긴급 이사회를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 이사회는 열리지 못했다. 현재 둔촌주공 조합원들 사이에선 일반분양을 아예 없애자는 의견부터 재건축을 전면 중단하자는 주장까지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둔촌주공 조합원은 "일부 조합원은 이주비 이자를 더 내더라도 재건축을 일단 중단하고 정부를 상대로 위헌 소송을 진행하자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철거를 완료해 조만간 분양에 나설 수 있는 단지들은 일정을 최대한 당겨 상한제가 본격 시행되기 전인 9월까지 입주자 모집승인을 신청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상아2차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래미안 라클래시'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기존 분양가 규제를 피하기 위해 후분양을 검토했지만 선분양으로 선회해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아졌다. 상아2차 재건축은 당초 6월에 일반분양을 진행할 예정이었던 단지로 이미 기초공사가 진행 중이라 승인 신청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 사업성 문제로 사업 자체를 포기하는 조합이 꽤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진행되더라도 조합의 사업 손실을 줄이는 방법은 공사비를 줄이는 것밖에 없기 때문에 외관만 번지르르한 '깡통 아파트'가 속출하거나 옵션 장사가 기승을 부릴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본 건축비도 최신 기술과 자재를 적용한 적정 품질의 아파트를 공급할 수 있는 수준으로 책정하고, 가산비를 통해 추가적인 품질 향상 소요 비용도 인정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분양가상한제의 기본 틀을 고려하면 정부가 상황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택지비에서 20~30% 정도 디스카운트가 있는 상황인 데다 가산건축비를 거의 인정받지 못할 위험이 높아 정비사업 주체들이 당장 내야 할 추가 분담금을 우려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상한제로 사업성이 지나치게 떨어지면 조합으로선 손실 부담을 방어하려고 할 수밖에 없다"며 "결국 품질 저하나 옵션 장사로 연결될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손동우 기자 / 정지성 기자 /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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