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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못올리게…땅값까지 감정원이 검증

2019-08-16 매일경제

조회 4,145 | 추천 0 | 댓글 0 | 평점: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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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민간 분양가상한제를 강행하면서 재개발·재건축 아파트 택지비의 적정성을 한국감정원이 검증하도록 제도를 바꿨다. 택지비 산정 기준도 정부가 정하는 표준지공시지가에 연동하고, 평가 당시 예상되는 개발이익도 반영하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분양 원가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땅값을 강하게 틀어쥐어 상한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14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민간 분양가상한제 관련 법안(주택법 시행령·공동주택 분양가격 산정 등에 관한 규칙·주택공급 등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분양가상한제는 아파트 분양가를 택지비와 건축비를 합친 금액 이하로 책정하도록 하는 제도다. 

주목되는 부분은 상한제 실시 후 택지비를 평가하는 절차를 대폭 수정했다는 사실이다. 지금은 지방자치단체장이 지정한 2개 이상의 감정평가법인이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택지가격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개정된 분양가상한제가 실시되면 이들 감정평가법인이 책정한 가격이 적정한지를 감정원이 다시 심의하도록 만들었다. 

만일 감정원이 해당 택지비가 적절하지 못하다고 판단하면 가격을 정한 감정평가법인은 토지가격 감정을 다시 진행해야 한다. 감정원이 정부 통제를 받는 공공기관인 만큼 상한제의 주요 요소 중 하나인 땅값을 정부가 통제하겠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실제 지난해와 올해 이번 정부가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무려 25%나 끌어올릴 때 감정원이 무리하게 평가 작업을 했다는 논란이 일었던 것처럼 감정원이 개입하면 정부 의도대로 택지가격이 낮게 산정될 공산이 크다. 

택지비 감정 기준도 바꿨다. 현행 법령에서는 '해당 토지의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평가한다'는 애매한 문구로 되어 있다. 하지만 정부는 이번에 법을 개정하면서 '주변 표준지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하라'고 정확하게 명시했다. 표준지공시지가는 국토부가 의뢰한 감정평가사들이 정하고, 개별공시지가는 표준지공시지가를 근거로 지자체가 감정평가사에게 맡겨 산정한다. 표준지공시지가를 바탕으로 한 택지비 평가 역시 국토부의 가격 통제력이 훨씬 강화된다는 사실을 뜻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토지 감정평가와 관련된 또 다른 법에 '개별지 감정평가는 표준지공시지가를 근거로 한다'는 대원칙이 있기 때문에 지금 제도와 크게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부동산 업계에서는 표준지를 기준에 명시한 것만으로도 택지비를 책정하는 민간 감정평가사에게 큰 압박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부는 감정평가 당시 미래 개발이익까지 반영하지 못하도록 해 가격 통제 수위를 더 높여놨다. 현재 택지비 감정평가는 땅 매입과 조성에 들어간 비용을 보는 '원가 방식'과 주변 지역 거래 사례를 감안하는 '비교 방식', 토지의 미래 가치를 고려하는 '수익 방식'을 적절히 섞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표준지공시지가를 근거로 바꿔 원가 방식을 더 깐깐하게 적용하도록 하고, 수익 방식은 거의 쓰지 못하게 만든 셈이다. 

한 감정평가사는 "민간택지 토지비는 지금 제도하에서도 실제 거래가격보다 20% 정도 깎였는데 새 기준이 적용되면 더 깎일 가능성이 높다"며 "서울 재건축 단지들의 수익성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정부가 이처럼 택지비에 강한 규제를 들이댄 이유는 분양가상한제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분양가 중 택지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70% 선이다. 

예를 들어 지난 4월 분양한 서울 서초구 방배그랑자이 전용 84㎡는 평균 분양가 17억3000만원 중 택지비가 11억7000만원으로 3분의 2를 차지했다. 기본 택지비에 가산비가 붙을 수 있지만 이 비용도 연약 지반이나 암반 지반 공사비, 특수공법 비용 등이기 때문에 난공사가 아니면 분양가 계산에 큰 변수가 되기 어렵다. 

상한제의 또 다른 요소인 건축비는 분양가에서 큰 차이를 불러오기 어렵다. 건축비는 기본형 건축비와 가산비로 구성되는데, 기본형 건축비는 물가를 감안해 정부에서 6개월마다 정한 가격이기 때문이다. 고급 사양을 시공할 때 붙는 가산건축비가 분양가가 통제될 경우 주요 타깃이 됐지만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 

정부는 지자체가 운영하는 분양가심사위원회의 구성과 회의 내용 등을 공개하는 내용의 주택법 개정안도 함께 입법예고했다. 주변 시세와 분양가 차이에 따라 3~8년이던 투기과열지구 내 공공택지 전매제한 기간도 민간택지와 마찬가지로 5~10년으로 조정했다. 

[손동우 기자 / 전범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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