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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가구 라더니' 정부 주도 재건축…실제 추진 1580가구 그쳤다

2021-08-03 매일경제

조회 3,402 | 추천 0 | 댓글 0 | 평점:없음

8·4 공급대책 1년 점검

공공재건축 목표 달성률 3%

◆ 8·4공급대책 1년 ◆  

 

정부가 5만가구 확보를 목표로 야심 차게 추진했던 '공공재건축'이 제도 시행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목표치의 3% 수준인 1580가구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재건축은 시행 1년을 맞는 '8·4 공급대책'의 핵심 계획 중 하나다.

2일 매일경제가 국토교통부 선정 공공재건축 선도사업의 진행 상황을 확인한 결과 현재 공공재건축을 추진 중인 곳은 서울 중랑구 망우1구역 등 4개 단지 1580가구에 불과했다. 당초 후보지로 선정됐던 관악구 미성건영 695가구는 아예 민간재건축으로 선회했다.

공공재건축 실적이 국토부 당초 계획에 못 미치는 이유로는 국토부가 사전 수요조사를 생략하는 등 시장 의견을 듣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책 발표 당시 국토부 관계자는 "대책 내용이 보안사항이고 새어나가면 안 되기 때문에 사전조사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부가 공공재건축으로 5만가구를 공급할 수 있다고 확신한 근거는 서울지역에서 정비구역 지정 이후 사업시행인가를 받지 않은 곳 93개 사업장과 26만가구 중 20% 정도는 공공재건축에 참여할 것으로 추산했기 때문이다. 당시 국토부는 "서울주택도시공사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수요를 파악했다"며 자신했으나 시장 전문가들은 "사업 참여에 따른 인센티브 등을 알려주지 않은 상태에서 시행한 수요 파악은 의미가 없다"고 일축한 바 있다.

정비사업 현장에 밀접한 서울시마저도 정부가 발표한 공공재건축에 회의적 반응을 보여 흥행 실패는 충분히 예상 가능했다.

김성보 서울시 주택건축본부장(현 주택정책실장)은 지난해 정부의 8·4 대책 발표 후 이례적으로 별도 기자간담회를 열어 "공공재건축은 민간이 참여할 수 있느냐는 실무적인 퀘스천(의문)이 있다. 애초 서울시는 별로 찬성하지 않은 방식"이라고 했다. 분양가 상한제·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등 재건축 규제가 그대로 적용돼 민간이 참여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당시 서울시는 민간 고밀 재건축을 통해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당정협의 과정에서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비업계에서는 공공재건축을 사실상 '사장된 정책'으로 취급하는 분위기다. 백준 J&K도시정비 대표는 "올 들어 공공재건축을 언급하는 단지는 전혀 못 들었다"며 "민간에서는 사업성이 안 나오는 곳들만 공공재건축을 추진하고 있어 참여 단지가 늘어날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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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도는 정부주도 개발…"강남·과천에 임대주택 짓겠다는 게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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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만가구 공급 대책 지지부진

용지 선정 때 민의 수렴 안 해
서울市마저 정부 대책에 반기

1만가구 공급 약속한 태릉CC
주민반발에 개발 첫 발도 못떼

재건축 인센티브도 효과 없어
주민들 "차라리 민간으로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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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2일 서울 노원구 태릉CC와 주변 일대 전경. 이곳은 지난해 8·4 공급 대책에서 발표된 신규 택지 중 가장 규모가 큰데도 불구하고 지방자치단체와 주민 반발 등으로 1년째 사업에 진전이 없다. [박형기 기자]

 

출범 후 줄곧 '수요 규제' 정책만 내놓던 정부가 첫 대규모 공급 정책인 '8·4 공급 대책'을 내놓은 지 1년이 됐다. 정부는 지난해 8월 4일 "서울 권역을 중심으로 신규 택지를 발굴해 3만3000가구를 공급하는 등 2028년까지 총 13만2000가구 이상을 공급하겠다"고 호언장담했다. 하지만 성과는 초라하다. 신규 택지 지정은 주민 반발로 표류 중이다. 공공재건축도 난항을 겪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선정한 신규 택지 중 가장 규모가 큰 노원 태릉골프장(1만가구)은 서울시가 '재검토', 노원구가 '절반으로 축소' 의사를 밝히며 지구 지정도 하지 못한 채 답보 상태다.

국토부는 "지자체와 계속 협의를 하고 있다"며 "8월 중으로 공급 규모 등 상세한 계획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시 핵심 관계자는 "태릉과 관련해 서울시 입장은 기존과 바뀐 게 없다"며 국토부가 추진 중인 주택 공급에 선을 긋는 모양새다.

용산 캠프킴 용지(3100가구) 역시 개발 밑그림을 담은 지구단위계획과 충돌을 예고하고 있다. 용산 지구단위계획 열람안에 따르면 용산구는 이 땅을 상업지역으로 용도 지정하고 상업·업무·문화 등 전략 용도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주택 공급용으로 쓸 땅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거센 주민 반발에 '백지화'된 사례도 나왔다. 정부는 올해 6월 정부과천청사 일대 4000가구 공급 계획을 철회하고 과천지구 등 대체 용지를 마련해 목표 가구 수를 웃도는 43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주민들은 협의 없이 공급 계획이 발표됐다며 '시장 주민소환'까지 추진하며 강하게 맞섰다.

소규모 필지라고 공공주택 건립이 원활한 것도 아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보유한 여의도 용지(약 8200㎡)가 대표적 사례다. 국토부는 이곳에 공공주택 3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으나 여의도입주자대표회의 등 주민들은 이에 반대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아파트 외벽에 내걸며 항의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치솟는 집값을 잡는 역할은 기대할 수도 없다. 2일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8·4 공급 대책 발표 직전인 지난해 7월 말 3억8026만원에서 11개월이 지난 6월 말 4억2606만원으로 12.05% 올랐다.

8·4 공급 대책이 사실상 실패한 이유로는 3가지가 꼽힌다. 먼저 임대주택에 대한 국민 거부감을 간과했다. 태릉CC나 정부과천청사 등은 지구 지정도 안 된 상태라 임대주택이 어느 정도 비율로 들어갈지는 전혀 결정된 바 없다. 그럼에도 현 정부가 주택의 공공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 신규 택지에도 공공임대주택이 대거 들어올 것이란 인식이 주민들 사이에 퍼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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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지 선정 과정에서 주민들과 소통하지 않은 점도 문제다. 8·4 공급 대책에서 거론된 신규 택지 용지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보유한 공공 용지다. 그 땅 위에 무엇을 지을지는 땅 주인인 정부가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다. 하지만 다세대 주택 한 채를 짓더라도 이웃들에게 이 사실을 미리 알리고 협의할 부분은 협의하는 게 부동산 시장 현실이다. 땅을 어떻게 개발하느냐에 따라 주변 부동산 가치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주민들에게 약속한 인센티브도 충분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 8·4 공급 대책의 하나인 '공공재건축'은 용적률 인센티브를 주는 대신 임대주택 비율을 높인다는 개념이다. 기존 재건축 방식 기준으로는 재건축 이후 전체 가구 수의 10% 정도가 임대물량이었다면, 공공재건축을 통해 가구 수가 대폭 늘어나도 전체의 25%가 임대주택이 되는 식이다. 하지만 대다수 재건축 아파트 소유자들은 분담금을 더 내더라도 용적률이 낮아 쾌적하고 임대주택 부담도 없는 기존 재개발을 선호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공공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 강남 서울의료원이나 정부과천청사 용지 등 핵심지에 임대주택을 공급한다는 엉뚱한 대책이 나온 것"이라며 "주민들 목소리를 조금만 들었어도 이런 용지 선정은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8·4 공급 대책에 민간을 참여시키고 일부 규제를 거두기만 했어도 벌써 사업에 착수한 지역이 나왔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동은 기자 / 이축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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